"우리는 신념이 행동을 결정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인과관계는 그 반대이다. 외부 환경의 영향을 받아 행동이 일어나고, 나중에 그 행동에 합치되도록 의사가 형성된다. 다시 말해 인간은 합리적인 생물이 아니라 나중에 합리화를 도모하는 생물이다."
인지부조화. 자신의 태도와 행동이 일관되지 않고 모순되어 양립할 수 없는 상태.
'파우스트'에서 파우스트 박사는 악마 메피스토텔레스와 사후 영혼의 복종을 조건으로 현세에서 인생의 모든 쾌락을 얻는 계약을 맺는다. 영혼의 복종은 결국 사상과 신조를 팔아넘기는 것이므로 그만한 가치를 얻기 위해서는 현세의 온갖 쾌락 정도의 포상이어야 적합한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생각에 더하여 다음의 질문으로 세뇌에 대하여 정의해 나간다.
"그런데 미군 포로는 사상과 신조를 바꾸는 대가로 담배나 과자밖에 받지 않았다. 대체 어찌 된 일일까."
6.25 전쟁 당시 포로수용소에서는 공산군에 의한 미국군 포로의 세뇌가 짧은 시간 내에 시행되었다.
저자는 이러한 인지부조화 틀에서 미군 포로들의 심리 변화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1) 공산주의는 적이라는 인식.
2) 미군의 공산주의 옹호에 대한 메모 작성.
3) 중국의 공사주의 옹호에 대한 소소한 부상 제공.
4) 미군의 사상과 신조에 반하는 메모에 대한 심리적 압박의 유지.
5) 죄책감의 원인은 '공산주의는 적'이라는 신조와 '공산주의 옹호 메모'의 행위 사이에서의 인지부조화 발생.
6) 부조화 해소를 위한 공산주의는 적이라는 신조의 변경.
7) 인지부조화의 감소.
리언 페스팅어의 인지부조화 이론에서는 우리는 신념이 행동을 결정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의 인과관계가 그 반대라는 것을 시사한다.
"외부 환경의 영향을 받아 행동이 일어나고, 나중에 그 행동에 합치되도록 의사가 형성된다. 다시 말해 인간은 합리적인 생물이 아니라 나중에 합리화를 도모하는 생물이라는 것이 페스팅어의 답이다."
페스팅어의 인지 부조화 실험에서의 대가의 크기와 부조화 정도에 대하여 저자는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이 경우 대가가 고액이면 부조화는 작아진다. 싫은 일이라도 대가를 위해서 했을 뿐이라는 명분이 생겨서다. 하지만 대가가 작으면 거짓말을 정당화하기가 어려워지므로 지루한 작업이었다는 인지를 바꾸려는 동기가 강해진다."
우리가 살아가는 인간관계에서는 어떠할까.
처음에는 내키지 않는 상대에게 이것저것 부탁받아 성가셔하던 사람이 그 상대와 사랑에 빠지는 경우가 있다.
인지부조화의 문제가 처음부터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런 상황이 발생했을 때의 해결 방안도 중요하다. 인지부조화의 감소를 위한 자기 합리화는 인간의 본성에 속하는 것이지만 사회 공동체 구성원의 일원으로서의 책임감도 고려해 봐야 한다.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마무리 짓는다.
" 우리는 주위의 영향을 받아 생각이 바뀌고, 그 결과 행동에도 변화가 생긴다고 믿는다. 인간은 주체적인 존재로서 의식으로 행동을 다스리는 자율적 이상형으로 그려진다. 하지만 페스팅어는 인간에 대한 이러한 관념을 뒤엎었다. 그에 따르면 사회의 압력이 행동을 일으키고 행동을 정당화, 합리화하기 위해 의식과 감정을 적응시키는 것이 바로 인간이다."
<함께 도움이 된 글>
인지부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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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12)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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