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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뱅의 예정설과 막스 베버의 자본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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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이 신에게 구원을 받을지 못 받을지는 미리 결정되어 있다.

이 세상을 살면서 선행을 쌓느냐 못 쌓느냐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

 

칼뱅주의와 개혁.

 

장 칼뱅은 종교 개혁을 이끈 프랑스 출신의 개혁교회 신학자이자 종교 개혁가이다. 기독교 사상 중 하나인 칼뱅주의(개혁주의)를 개창하여 종교 개혁을 완성하였다. 칼뱅의 사상을 따르는 교회들로는 회중교회, 개혁교회, 장로교회가 대표적이다.

 

칼뱅주의 : 성경에 근거하여 교회와 신학과 믿음의 삶을 항상 개혁한다는 사상. (ecclesia reformata semper reformanda.)

 

칼뱅의 예정설과 자본주의

 

" 신은 미리 정해진 자들을 부르고, 부른 자들을 의로 삼으며 의로 삼은 자들에게 영광을 내렸다. (신약성서, 로마서 8장 30절)"

 

저자는 '미리 결정되었다'는 키워드에서 '예정설'이라는 사고가 도출된다고 설명한다. 이로 칼뱅의 예정설의 사고관을 유추하였다. 칼뱅은 면죄부에 의해 구원받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한다. 더 나아가 애초에 선행을 베풀었다거나 악행을 거듭 저질렀다는 것 자체가 아무 상관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점에서 의문을 던진다.

 

"이 정도까지 '이익'이 없을 것 같은 교의가 진화론적으로 말하자면 '도태'되지 않고 받아들여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리고 마침내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의 초석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어디에 있는가." 

 

저자가 정리한 예정설과 관련한 관점은 다음의 세 가지이다.

 

1. 신앙심이나 선행은 구원의 여부와 관계가 없다.

2. 대가가 약속되어 있기에 노력 여부와 상관없이 대가를 받을 사람과 받지 못할 사람이 결정되어 있다.

3. 불교의 인과율 : 모든 일이 원인에서 발생한 결과이며 원인 없이는 아무 일도 생기지 않는다. 예정설(프로테스탄티즘)은 신전 법후로 신이 모든 것을 미리 정해 놓기 때문에 인과율이 적용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노력 여부에 관계없이 구원받을 사람은 미리 정해져 있다는 믿음이 사람을 무기력하게 만들까."

 

자본주의 정신과 동기부여.

 

막스 베버는 그의 저서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에서 칼뱅의 예정설이 자본주의를 발달시켰다는 논리를 보여주었다.

 

"시간과 신용이 곧 돈이다. 돈은 스스로 번식한다. 거래에 있어 정직과 시간을 지키는 것은 미덕이다. 신용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소한 일들에도 조심해야 한다. 수입과 지출을 잘 알아야 한다. 기회비용까지도 고려해야 한다."

 

베버는 근대 자본주의 기업의 가장 중요한 특징으로 이윤과 손실을 화폐 관계로 보고 이것을 합리적으로 계산하는 것을 들었다. 노동자 측면에서는 정당한 경제적 활동을 통해 부를 획득하려는 헌신과 이를 통해 얻은 소득을 개인적 향락에 사용하지 않으려는 금욕적 태도가 독특하게 조화를 이뤄 근대 자본주의 정신을 형성하였다.

 

저자도 막스 베버의 이러한 '자신이야말로 구원받기로 선택된 인간'이라는 증거를 얻기 위해 금욕적으로 자신의 일에 몰두했다는 막스 베버의 논리를 소개한다. 이에 더하여 '예고된 대가'가 오히려 동기 부여를 감퇴시킨다는 사실의 상기와 함께, 인간의 동기라는 것이 '노력 -> 대가'라는 단순한 인과관계로 유발되지 않는다는 점을 짐작한다.

 

노력의 결과는 평가와 대가로 이어지는가.

 

저자는 이어 한 가지 의문을 다시 던진다. 

 

" '노력 / 결과 / 평가 / 대가'로 전제하는 기업의 인사 평가(얼핏 매우 합리적이고 단순해 보이는)의 인과관계가 왜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불협화음을 만들고 성숙하게 정착하지 못했을까. " 

 

" 인과응보의 가치의 추구를 인사 평가 제도는 잘 실현하고 있는가. "

 

저자는 평가의 결과를 기대하고 희망을 가지는 사람보다 승진하거나 출세하는 사람은 '미리 정해져 있다'는 것을 생각한다. 심지어 인과응보를 부정하는 예정설이 자본주의의 폭발적인 발전에 기여했다고 한다면, 우리는 무엇을 위해서 막대한 시간과 노력, 그리고 비용을 들여 인과응보를 실현하려는 인사 평가 제도를 설계하고 운용하고 있는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고 반문한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일본의 사상가 우치다 다쓰루의 글로 마무리 짓는다.

 

" 자신의 노력이 정확히 평가되고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을 수 있다. 이렇게 알기 쉬운 체계라면 인간은 열심히 일한다. 그렇게 믿고 있는 사람이 무척이나 많다. 고용 문제를 다룬 책을 읽어 보면 대개 그렇게 쓰여 있다. 하지만 나는 그 말이 틀렸다고 생각한다. 노동과 대가가 정확하게 수직적 상관관계를 보인다면 인간은 아마도 일하지 않을 것이다. 아무런 설렘도 기쁨도 없을 테니까. "

 

<책 :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05) 리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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